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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천지창조 이야기(창1:1~2:25)

by 비앤피 2021.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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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1:2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1:3하나님이 이르시되 이 있으라 하시니 이 있었고
1:4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과 어둠을 나누사
1:5하나님이  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1:6하나님이 이르시되 물 가운데에 궁창이 있어 물과 물로 나뉘라 하시고
1:7하나님이 궁창을 만드사 궁창 아래의 물과 궁창 위의 물로 나뉘게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8하나님이 궁창 하늘이라 부르시니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둘째 날이니라
1:9하나님이 이르시되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10하나님이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 부르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11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맺는 나무를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어
1:12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13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셋째 날이니라
1:14하나님이 이르시되 하늘 궁창에 광명체들이 있어  을 나뉘게 하고 그것들로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이루게 하라
1:15또 광명체들이 하늘 궁창에 있어 땅을 비추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16하나님이 두 큰 광명체를 만드사 큰 광명체로 을 주관하게 하시고 작은 광명체로 을 주관하게 하시며 또 들을 만드시고
1:17하나님이 그것들을 하늘 궁창에 두어 땅을 비추게 하시며
1:18 을 주관하게 하시고 과 어둠을 나뉘게 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19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넷째 날이니라
1:20하나님이 이르시되 물들은 생물을 번성하게 하라 땅 위 하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1:21하나님이 큰 바다 짐승들과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22하나님이 그들에게 을 주시며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닷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1:23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1:24하나님이 이르시되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가축과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25하나님이 땅의 짐승을 그 종류대로, 가축을 그 종류대로, 땅에 기는 모든 것을 그 종류대로 만드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1:26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 물고기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1:27하나님이 자기 형상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 창조하시고
1:28하나님이 그들에게 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 물고기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1:29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1:30또 땅의 모든 짐승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1:31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2:1천지와 만물이 다 이루어지니라
2:2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2:3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2:4이것이 천지가 창조될 때에 하늘과 땅의 내력이니 여호와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시던 날에
2:5여호와 하나님이 땅에 비를 내리지 아니하셨고 땅을 갈 사람도 없었으므로 들에는 초목이 아직 없었고 에는 채소가 나지 아니하였으며
2:6안개만 땅에서 올라와 온 지면을 적셨더라
2:7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2:8여호와 하나님이 동방 에덴 동산을 창설하시고 그 지으신 사람을 거기 두시니라
2:9여호와 하나님이 그 땅에서 보기에 아름답고 먹기에 좋은 나무가 나게 하시니 동산 가운데에는 생명 나무 악을 알게 하는 나무도 있더라
2:10강이 에덴에서 흘러 나와 동산을 적시고 거기서부터 갈라져 네 근원이 되었으니
2:11첫째의 이름 비손이라 이 있는 하윌라 온 땅을 둘렀으며
2:12그 땅의 은 순금이요 그 곳에는 베델리엄과 호마노도 있으며
2:13둘째 강의 이름 기혼이라 구스 온 땅을 둘렀고
2:14셋째 강의 이름은 힛데겔이라 앗수르동쪽으로 흘렀으며 넷째 강은 유브라데더라
2:15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어 그것을 경작하며 지키게 하시고
2:16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이르시되 동산 각종 나무 열매는 네가 임의로 먹되
2:17악을 알게 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 하시니라
2:18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2:19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2:20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2:21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들게 하시니 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2:22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2:23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2:24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을 이룰지로다
2:25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

성경본문 속으로

1. 본문은 처음 세상이 생기기 직전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나요?

2. 본문에서 전하는 창조의 질서를 요약하자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그림감상하기

[도판1] 윌리엄 블레이크, "태고부터 계신 이", 1794년, 양각에 에칭 수채, 23.3.x16.8cm,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1.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대 무엇을 느꼈나요?

2. 이 그림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무엇인가요?

3. 이 그림은 무엇을 그리고 있나요?


미술작품에서 성경 본문 읽기

구약성경의 첫 책 창세기는 둘째 책 출애굽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스라엘 백성의 기원을 말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 기원은 세상의 기원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물론, 세상의 기원을 다룬 이야기가 성경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구약성경의 기록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고대 근동의 창조 이야기드로 우리들에게 전해집니다.

가령, 고대 메소포타미아 언어 가운데 하나인 아카드어로 기록된 토판에서 "에누마 엘리쉬"로 시작하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이야기는 주전 18세기 함무라비 임금 시절의 고대 바벨론 시대의 것으로 여기는 것이 보통입니다. "에누마 엘리쉬"라는 말은 토판의 첫 구절인 "위에서 하늘이 아직 일컬어지기 전에"의 첫 부분 "위에서 ~할 때"부분입니다. 모두 일곱 개의 토판으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여러 신들이 생겨나는 장면에서 시작합니다. 

위에서 하늘이 아직 이름지어지지 않았을 적에, 아래의 굳은 땅이 아직 그 같은 이름으로 불리기 전, 신들의 창시자인 태고의 압수와 그들 모두를 낳은 뭄무-티아맛 외에는 아무도 없고, 그들의 물이 한 덩이로 섞여 있을 대, 그리고 다른 신들이 아직 태어나기도 전, 아직 그들의 이름이 지어지지 않고,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기 전, 바로 그때에 그들속에서 신들이 창조되었다.(구약세계의 문학 p303, 장일선, 대한기독교서회)

계속되는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처음 세상은 '압수'(Apsu)로 알려진 민물의 신과 '티아맛'(Tiamat)으로 알려진 바닷물의 신이 두 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두 존재에서 신들이 태어납니다. 그리고 하늘의 신인 '아누'(Anu)는 땅의 신 '에아'(Ea)를 낳았는데, 그는 '누딤무드'(Nudimmud)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압수는 많은 신들이 내는 소음 때문에 모든 신들을 없애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러나 이를 알았던 에어아 압수를 잠들게 한 뒤 죽여 버립니다. 여기서 바벨론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마르둑'(Marduk)이 등장합니다. 그는 죽은 압수의 심장에서 태어난 에아의 아들입니다. 한편, 남편 압수를 잃은 티아맛과 그의 수하에 있던 신들이 반란을 계획하면서, 이제 이야기는 마르둑과 티아맛의 대결로 넘어갑니다. 티아맛은 열한 종류의 바다 괴물들을 만들고 그 가운데 '킹구'(Kinggu)를 앞세워 마르둑과 대결에 나섭니다. 신들의 회의에서 지지를 얻어낸 마르둑은 마침내 뛰어난 능력으로 티아맛을 죽여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티아맛의 시체를 둘로 갈라 한쪽을 하늘 위에 세우고 하늘 위의 물이 쏟아져 내리지 않게 하며 나머지는 딸을 만들어 질서를 세웁니다. 그리고 티아맛의 눈을 열어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이 흐르도록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신들은 별자리에 자리를 주어 질서를 유지하게 합니다. 그리고 나서 마르둑은 티아맛의 신하였던 킹구를 처형하고 그 피로 다음과 같이 신들을 섬길 인간을 만듭니다. 

그들(신들)은 킹구를 묶어 에아 앞으로 끌고 왔다. 그들은 그의 핏줄을 끊어서 그에게 형벌을 내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의 피로 인간을 창조하였다. 에아는 인간에게 신들을 섬기게 하고(포로로 잡혀 온 )신들을 풀어주었다.(구약세계의 문학 p330, 장일선, 대한기독교서회)

이 이야기에서 우선 세상의 창조는 신들의 갈등에서 빚어진 부산물입니다. 더욱이 인간은 오로지 신들을 위한 존재로만 여겨집니다. 여기에는 고대 사회의 특징이 한몫을 했을 겁니다. 곧 고대 근동사회에서 임금은 신의 아들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니 신들의 이야기는 곧 권력층의 이야기가 됩니다. 달리 말하자면 정치권력의 유지를 위한 집권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신들을 섬기는 인간의 존재는 자연스레 그 아들 임금을 섬기는 존재가 되어야 하는 겁니다. 하지만 성경의 창조 이야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첫 두 구절에서 우리는 "에누마 엘리쉬"에서 보던 그 어떤 신들의 갈등이나 전쟁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1: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물론, 2절의 상황에서, 특히 흑암(테홈)과 티아맛 사이의 유사성을 두고, 많은 이들이 바벨론 신화와 연관 지으려는 노력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에서 오로지 하나님과 그분의 영만 볼 수 있을 뿐입니다. 곧 모든 다신교의 인본주의적 신화를 거부합니다. 성경이 그리는 창조주 하나님은 대항하는 신들과 싸워서 이겨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오로지 한 분 하나님께서 세상의 질서를 만드셨습니다. 이런 뜻에서 18~19세기 신비주의의 시인이자 화가였던 윌리엄 블레이크의 그림은 눈여겨볼 만합니다.

기존의 전통적 화풍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추구하였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주로 판화와 수채화에 몰입합니다. 환상과 자유의 세계를 느끼게 하는 그의 그림은 아쉽게도 당대에는 거의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낭만주의의 한 획을 그은 독특한 화가입니다. "유럽, 예언서"라는 자작시 집에 곁들여진 "태고로부터 계신 이"는 태고의 정적과 창조의 역동성을 매우 잘 드러내줍니다.

우선 눈에 띄는 표현으로는 컴퍼스를 들고 땅을 만드는 하나님의 모습입니다. 사실 이 장면은 잠언 8:27의 말씀에 바탕을 두고 그림의 기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잠언 8:27그가 하늘을 지으시며 궁창을 해면에 두르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고(개역개정)
잠언 8:27주님께서 하늘을 제자리에 두시며, 깊은 바다 둘레에 경계선(히:후그)을 그으실 때에도, 내가 거기에 있었다.(새번역)

그러나 여기서 쓰인 히브리어 "후그"는 광야에서 보는 지평선의 원을 말하는 겁니다. 따라서 본문에서 "그분께서 '후그'를 깊은 바다 위에 그리실 때에도"는 지평선, 또는 수평선까지 모두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표현하는 겁니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던 고대인들에게 지평선이나 수평선은 지구의 끝이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늘과 바다의 수평선으로 하나님의 창조를 표현하는 것은 일종의 대조제유법(merism)입니다. "컴퍼스"라는 번역은 이 '후그'가 "원"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에 원을 그리는 행위를 상상하며 나왔을 것이고, 우리가 본 그림은 그것을 형상화했을 겁니다. 더불어 블레이크는 하나님의 휘날리는 머리카락과 수염으로 하나님의 영, 곧 바람 또는 숨결이 수면 위를 떠다녔다는 문장을 표현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전신을 다 포함하지만 얼굴의 일부와 다리 일부, 한 손으로 형상을 최소화하여 지나친 신인동형론적 표현을 자제하려 햇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실 때, 크게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말씀창조("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와 행위창조("하나님께서 만드셨다")입니다. 이 그림에서 비현실적인 자세로 컴퍼스를 들고 있는 하나님의 손에서 우리는 이 두 창조 방법을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일찍부터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표현할 때 화가들은 가리키는 손가락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읽으면 하나님의 손에 있는 컴퍼스는 창조의 능력을 담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서 컴퍼스를 든 손은 행위창조를 잘 드러내 줍니다.

어쨌거나 이 그림에서 우리는 고대 근동의 다른 창조 이야기와는 달리 유일한 하나님의 창조가 잘 돋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중하면서도 근엄한 하나님의 얼굴에서 인간을 자신의 형상과 모양에 따라 소중하게 지으실 하나님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 본 "에누마 엘리쉬"에서도 마르둑은 세계의 질서를 제웁니다. 그러나 마르둑은 전쟁을 통한 제압으로 질서를 만듭니다. 그러니 이 이야기에 따르면, 질서의 바탕에는 전쟁으로 상징되는 공격성의 본능이 잠재해 있다는 겁니다. 이는 오늘날 심리학자들이 말하는 "공격성의 본능"과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창세기의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본디부터 "좋은"(토브) 창조의 질서를 말합니다. 창세기 1장에만 창조와 관련해서 이 낱말이 일곱 번이나 나옵니다.(1:4, 10, 12, 18, 21, 25, 31) 히브리말 "토브"는 하나님의 속성으로도 언급되는 중요한 낱말입니다. 곧 하나님은 좋은 분입니다.(렘 33:11, 시25:8, 34:9) 그분께서 만드신 세상은 당연히 좋을 것이며, 그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는 모든 피조물도 좋음을 맛보게 됩니다.(시73:28)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좋으심은 언제나 피조물과 함께 계십니다.(시23:6) 이것이 하나님의 질서입니다.

틴토레토, "동물의 창조" 1551년, 캔버스에 유채, 151x258cm, 이탈리아 베니스 갈라리에 델 아케데미아

질문 1) 그림에 등장에 동물의 모습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나요?

질문 2) 읽은 본문 가운데 어느 부분이 생각나나요? 왜 그런가요?


미술작품에서 성경 본문 읽기

매너리즘 화풍을 보여주는 틴토레토의 그림 "동물의 창조"(1550년 무렵)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잘 보여줍니다. 사실 매너리즘이란 용어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티치아노, 등 위대한 예술가들이 탄생한 15세기, 이른바 "콰트로첸토"(Quatrocento)라고 불리던 1400년대 르네상스 화가들, 특히 미켈란젤로의 화법을 16세기 후반 젊은 미술가들이 맹목적으로 따라한다며 붙여준 부정적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틴토레토를 비롯한 엘 그레코, 파르미자니노 등의 매너리즘 화가들은 르네상스 화가들과는 달리 자연적인 형태와 색채를 대담하게 무시하고, 감동적이고 극적인 환상을 강조하는 특징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리하여 단순한 묘사보다는 주제를 강조해 드러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가 직물 염색업자(틴토레)로 일했다고 하여 '틴토레토'라는 별칭으로 불린 자코포 로부스티의 이 작품도 매너리즘의 이런 경향을 잘 드러내줍니다. 특히 틴토레토가 구사하는 원근법은 한 가운데가 아니라 대각선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그림에서도 수평선 오른쪽에서 터져나가는 구도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모든 사물들은 사실적으로 묘사하지만,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림을 감상하는 이는 주제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은 창조 다섯째 날과 여섯째 날 일부를 이야기하는 창세기 1:20~25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먼저 전체 그림의 구도를 드러나게 해 주는 하나님은 후광으로 그림에서 다른 피조물과 구별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하나님의 말씀창조는 중세의 전통대로 검지와 중지를 편 오른손으로 묘사합니다.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창조 이야기의 순서를 보여주려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위의 구절에서 동물 창조는 물고기와 새, 그 다음으로 땅에 사는 짐승 순서입니다. 그림을 보면 물고기와 새들은 모두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 비해, 땅에 사는 짐승들 가운데 몇몇은 아직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섯째날에서 여섯째날로 넘어가는 순간을 표현하려 한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뜻에서 하나님의 말씀창조에 따른 동물들이 한 방향을 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마도 좋으신 하나님께서 마련하신 좋은 창조 질서를 뜻할 겁니다.

인간의 창조는 여기서 시작합니다. 창세기 1:27~28에서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인간을 창조하시고 그들에게 "제어하고"(카바쉬,히) "기들여 다스리라"(라다,히)라고 명령합니다. 좋으신 하나님의 좋으신 창조 질서를 2:15 표현대로 하자면, "섬기고"(아바드), "지키는"(샤마르) 임무를 받은 것입니다. 이 두 표현의 뜻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하나님의 좋으신 뜻에 걸맞게 잘 가꾸고 보존하라는 말일 겁니다. 틴토레토의 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피조세계에 대한 책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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