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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창세기 19:1~38)

by 비앤피 2021.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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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저녁 때에 그 두 천사 소돔에 이르니 마침  소돔 성문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절하며
2이르되 내 주여 돌이켜 종의 집으로 들어와 발을 씻고 주무시고 일찍이 일어나 갈 길을 가소서 그들이 이르되 아니라 우리가 거리에서 을 새우리라
3이 간청하매 그제서야 돌이켜 그 집으로 들어오는지라 이 그들을 위하여 식탁을 베풀고 무교병을 구우니 그들이 먹으니라
4그들이 눕기 전에 그 성 사람 곧 소돔백성들이 노소를 막론하고 원근에서 다 모여 그 집을 에워싸고
5을 부르고 그에게 이르되 오늘 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
6이 문 밖의 무리에게로 나가서 뒤로 문을 닫고
7이르되 청하노니 내 형제들아 이런 을 행하지 말라
8내게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두 이 있노라 청하건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을 대로 그들에게 행하고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
9그들이 이르되 너는 물러나라 또 이르되 이 자가 들어와서 거류하면서 우리의 법관이 되려 하는도다 이제 우리가 그들보다 너를 더 하리라 하고 을 밀치며 가까이 가서 그 문을 부수려고 하는지라
10그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을 집으로 끌어들이고 문을 닫고
11문 밖의 무리를 대소를 막론하고 그 눈을 어둡게 하니 그들이 문을 찾느라고 헤매었더라
12그 사람들이 에게 이르되 이 외에 네게 속한 자가 또 있느냐 네 사위나 자녀나 성 중에 네게 속한 자들을 다 성 밖으로 이끌어 내라
13그들에 대한 부르짖음이 여호와 앞에 크므로 여호와께서 이 곳을 멸하시려고 우리를 보내셨나니 우리가 멸하리라
14이 나가서 그 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 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
15동틀 때에 천사 을 재촉하여 이르되 일어나 여기 있는 네 아내와 두 을 이끌어 내라 이 성의 죄악 중에 함께 멸망할까 하노라
16그러나 이 지체하매 그 사람들이 의 손과 그 아내의 손과 두 의 손을 잡아 인도하여 성 밖에 두니 여호와께서 그에게 자비를 더하심이었더라
17그 사람들이 그들을 밖으로 이끌어 낸 후에 이르되 도망하여 생명을 보존하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망하여 멸망함을 면하라
18이 그들에게 이르되 내 주여 그리 마옵소서
19주의 종이 주께 은혜를 입었고 주께서 큰 인자를 내게 베푸사 내 생명 구원하시오나 내가 도망하여 산에까지 갈 수 없나이다 두렵건대 재앙을 만나 죽을까 하나이다
20보소서 저 성읍은 도망하기에 가깝고 작기도 하오니 나를 그 곳으로 도망하게 하소서 이는 작은 성읍이 아니니이까 내 생명이 보존되리이다
21그가 그에게 이르되 내가 이 일에도 네 소원을 들었은즉 네가 말하는 그 성읍을 멸하지 아니하리니
22그리로 속히 도망하라 네가 거기 이르기까지는 내가 아무 일도 행할 수 없노라 하였더라 그러므로 그 성읍 이름 소알이라 불렀더라
23 소알에 들어갈 때에 가 돋았더라
24여호와께서 하늘 곧 여호와께로부터 유황과 불을 소돔 고모라에 비같이 내리사
25그 성들과 온 들과 성에 거주하는 모든 백성과 땅에 난 것을 다 엎어 멸하셨더라
26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으므로 소금기둥이 되었더라
27아브라함이 그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여호와 앞에 서 있던 곳에 이르러
28소돔 고모라와 그 온 지역을 향하여 눈을 들어 연기가 옹기 가마의 연기같이 치솟음을 보았더라
29하나님이 그 지역의 성을 멸하실 때 곧 이 거주하는 성을 엎으실 때에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생각하사 을 그 엎으시는 중에서 내보내셨더라
30 소알에 거주하기를 두려워하여 두 과 함께 소알에서 나와 산에 올라가 거주하되 그 두 과 함께 에 거주하였더니
31 이 작은 에게 이르되 우리 아버지는 늙으셨고 온 세상 도리를 따라 우리의 배필 될 사람이 이 땅에는 없으니
32우리가 우리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하여 우리 아버지로 말미암아 후손을 이어가자 하고
33 에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큰 이 들어가서 그 아버지 동침하니라 그러나 그 아버지는 그 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34이튿날 큰 이 작은 에게 이르되 어제 에는 내가 우리 아버지 동침하였으니 오늘 에도 우리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네가 들어가 동침하고 우리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후손을 이어가자 하고
35 에도 그들이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작은 이 일어나 아버지 동침하니라 그러나 아버지는 그 이 눕고 일어나는 것을 깨닫지 못하였더라
36의 두  아버지로 말미암아 임신하고
37 은 아들을 낳아 이름 모압이라 하였으니 오늘날 모압의 조상이요
38작은 도 아들을 낳아 이름 암미라 하였으니 오늘날 암몬 자손의 조상이었더라
(창19:1~38)

성경 본문 새기기

- 본문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어디인가요? 왜 그렇게 여기나요?

그림 감상하기

살바도르 달리,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되다", 1969, 래그 페이퍼에 채색 석판화, Biblia Sacra 삽화

- 본문과 관련해서 이 그림에서 무엇을 읽어낼 수 있을까요?

미술작품에서 성경 본문 읽기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는 사실상 창세기의 주된 맥락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노아가 술 취했던 사건에서 가나안 땅의 원주민인 함의 기원을 밝히고, 야곱과 에서의 이야기에서 후대 이스라엘의 주변국인 에돔의 기원을 밝히듯, 19:37~38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로, 모압과 암몬 족속의 기원을 밝히는 이야기 구실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이야기의 문맥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세월을 아우르며 전해오는 교훈을 읽을 수 있습니다.

본문의 이야기는 18장에서 아브라함을 찾아 온 세 사람의 이야기의 이야기와 연결됩니다.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아들을 약속한 세 사람은 18:16에서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자리 잡아 살고 있는 소돔이라는 성읍과 고모라라는 성읍을 멸망시키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이 세 사람과 아브라함이 주고받는 수사적인 문답 형식으로 이어진 18:22~23의 이야기에서 이 성읍이 멸망해야 할 이유로 "의인의 부재"를 듭니다. 구약성경에서 의인은 철저히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전제합니다. 따라서 모압과 암몬 족속의 기원론에서 "의인의 부재"를 들고 나온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여하튼 이렇게 하여 세 사람은 소돔에 다다릅니다.

소돔의 멸망 이야기를 다루는 창세기 19장은 롯 식구가 탈출하는 이야기와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는 이야기를 가운데 두고, 동성애와 근친상간의 이야기가 제각각 에워싸고 있습니다.

가. 소돔의 동성애 이야기(1~11절)
    나. 롯 가족의 탈출 이야기(12~22절)
    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이야기(23~29절)
가'. 롯과 두 딸의 근친상간 이야기(30~38절)

이렇게 놓고 보면 이 이야기는 소돔과 고모라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성적 타락 문제를 꼬집어 꾸짖는 목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성애는 그것이 제의적인 문제이건 윤리적 문제이건 율법에서 엄격히 금지되어 있습니다.(레18:22, 20:13, 롬1:26~27) 근친상간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레20:12, 등) 우리는 여기서 앞의 두 단락만 살펴보려고 합니다. 아브라함을 찾았던 세 사람이 소돔 성읍으로 들어갔을 때, 그들을 맞아준 이는 다름 아닌 롯이었습니다. 롯은 세 사람을 환대합니다. 그러나 소돔 성읍의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을 욕보이기 위해 내놓으라고 윽박지릅니다. 심지어 롯은 손님을 보호하기 위해 두 딸을 내놓겠다는 말까지 하지만 여의치 않습니다. 급기야 이 주민이었던 롯까지 해치려고 롯의 집에 강제로 침입하려 하자 그 세 사람이 순식간에 그 자리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을 어둡게 해 버려서 겨우 위기를 모면합니다.

둘째 장면은 롯의 가족이 소돔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롯은 아내와 두 딸, 그리고 두 딸과 정혼한 소돔의 청년들을 재촉하여 떠나자고 하지만, 사위될 두 소돔인은 이를 거부합니다. 그리하여 롯의 가족만 소돔을 떠나는데, 한 가지 조건이 주어집니다.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는 장차 일어날 사건의 복선입니다. 어쨌거나 롯의 가족은 말 그대로 "작은"(초아르(히)) 성읍 "소알"(초아르(히))로 도피합니다.

23절에서 본문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갑니다. 롯 일행이 소알에 들어갈 무렵에 동이 트고 있었는데, 갑자기 소돔과 고모라에 유황과 불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해 부근에서 아직도 땅 속에서 역한 증기가 격렬하게 뿜어지거나 아스팔트 더미가 발견되는 등의 자연현상을 생각하면, 이 심판 묘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구약성경의 배경에서 볼 때 "유황과 불"은 나라나 도시를 심판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만 쓰였습니다.(시11:6, 겔38:22, 사30:33, 34:9, 신29:22) 그러니 여기서 그리는 그림은 심판에 따르는 멸망의 공포를 효과적으로 그려준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급박한 상황에서 매우 특이한 장면과 맞닥뜨립니다. 곧 롯의 아내가 탈출의 금기사항을 어겨버렸습니다. 뒤를 돌아본 겁니다. 그 순간 롯의 아내는 지금도 사해 근처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소금 기둥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장면은 마치 에덴 동산에서 금기사항을 어겨서 쫓겨난 아담과 하와를 떠올리게 합니다. 결국 두 이야기의 본질은 동일하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에덴 동ㅇ산의 이야기가 물욕이 부른 교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롯의 아내 이야기에서 독자는 본문의 문맥에서 강조되듯 소돔이 상징하는 성적 욕구 또는 충동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롯의 아내가 뒤돌아본 이유가 그것이 아니었을까요?

또 그것 때문에 롯의 아내는 소금 기둥으로 석화하여 버리는 심판을 받은 게 아닌가요? 본문은 그 사실을 충격적 장면으로 독자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달리는 앞서 우리가 아브라함을 부르신 이야기에서 다루었던 성경 삽화 연작 가운데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으로 변하는 장면을 구상했습니다.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이 되다"라는 제목을 라틴어로 쓰고 있는 이 작품은 창세기 19:26을 표현합니다. 물론 달리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그의 개인적 성향이나 취향을 두고 비판하자면 해야 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우리는 달리가 그림을 그리면서 무의식 세계를 매우 깊이 관찰하려 했다는 점만 강조해도 충분하겠습니다. 실제로 달리는 프로이트를 매우 존경했고, 또 직접 만나 초상화를 그려줄 정도로 프로이트와 그의 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달리의 그림에서는 성적 욕망과 충동의 주제를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 판화에서도 달리의 이런 화풍이 잘 배어 있습니다. 성경의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에서도 결국 달리는 우리가 살핀 대로 롯의 아내가 뒤를 돌아본 것은 성적 욕구와 충동에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 듯합니다. 여성성이 강조된 롯의 아내나 오른쪽 아래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은 자연스레 그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 오른쪽에 강렬한 붉은 색과 검은 색은 멸망해 가는 소돔과 고모라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오른쪽 아래 뒤엉켜 있는 남녀의 모습이 성적 본능에 따라 문란해진 소돔과 고모라를 떠올리게 하며, 그 사이에 강렬한 눈빛이 강조된 태양은 심판의 하나님 임재를 상징한다고 보면 어떨까요? 롯의 아내는 지금 뒤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달리는 이렇게 정면을 보지 않고 뒤를 보거나, 뒤돌아 있는 여성의 모습 그리기를 즐겼습니다. 여기서 뒤를 돌아본다는 것의 의미를 달리는 어떻게 이해했을까요? 왼쪽 아래 보라색으로 굳어 있는 모습이 소금 기둥으로 변해 버린 롯의 아내를 형상화했다고 본다면, 이것은 또 무슨 의미일까요? 무의식과 충동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롯의 아내 뒤에 있는 소돔은 무의식이 아닐까요? 그리고 뒤돌아보는 롯의 아내는 그런 무의식의 충동을 느끼는 인간의 원초아(id)가 아닐까요? 더불어 굳은 소금 기둥은 그 본성을 억누르는 초자아(super-ego)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요? 그렇다면 이 작품은 원초아와 초자아 사이의 충돌 안에서 갈등하는 자아(ego)의 모습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요?

어쨌거나 달리의 작품에서 우리는 본문을 통한 교훈까지 읽을 수는 없습니다. 달리는 이 작품에서 그저 본문에 나타난 롯의 아내가 소금 기둥으로 변하는 모습에서 소돔으로 상징되는 무의식 세계와 롯의 아내가 뒤돌아보는 대목에서 연상되는 성적 충동과 본능만을 읽어낸 듯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다시금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가 왜 멸망했는가요? 18장에서 말한 대로 "의인"의 부재였습니다.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의인이란 어떤 사람인가요? 하나님은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시지 않습니다. 스스로 결정하는 자유를 주셨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분은 "율법" 곧 "토라"를 주셨습니다. "토라"는 "가르치다, 가리키다"라는 뜻의 "야라"라는 동사에서 왔습니다. 그러니 이 말은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의인이 되는 "길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율법의 목적은 사람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랑, 길을 안내하는 겁니다. 롯과 그 가족에게 뒤돌아 보지 말라고 한 명령도 그 맥락에서 이해해야 합니다. 이 안내와 길에서 벗어나는 것이 죄입니다.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를 통한 성적 타락의 문제는 그 자체에 대한 금지를 가르쳐 주는 동시에 의인과 불의한 사람들을 구분해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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