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성서

이삭의 축복(창27:1~45)

by 비앤피 2021. 9. 9.
반응형
SMALL
1이삭이 나이가 많아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더니 맏아들 에서를 불러 이르되 내 아들아 하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니
2이삭이 이르되 내가 이제 늙어 어느 날 죽을는지 알지 못하니
3그런즉 네 기구  화살통과 활을 가지고 들에 가서 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4내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어 내게로 가져와서 먹게 하여 내가 죽기 전에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게 하라
5이삭이 그의 아들 에서에게 말할 때에 리브가가 들었더니 에서가 사냥하여 오려고 들로 나가매
6리브가가 그의 아들 야곱에게 말하여 이르되 네 아버지가 네 형 에서에게 말씀하시는 것을 내가 들으니 이르시기를
7나를 위하여 사냥하여 가져다가 별미를 만들어 내가 먹게 하여 죽기 전에 여호와 앞에서 네게 축복하게 하라 하셨으니
8그런즉 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내가 네게 명하는 대로
9염소 떼에 가서 거기서 좋은 염소 새끼 두 마리를 내게로 가져오면 내가 그것으로 네 아버지를 위하여 그가 즐기시는 별미를 만들리니
10네가 그것을 네 아버지께 가져다 드려서 그가 죽기 전에 네게 축복하기 위하여 잡수시게 하라
11야곱이 그 어머니 리브가에게 이르되 내 형 에서는 털이 많은 사람이요 나는 매끈매끈한 사람인즉
12아버지께서 나를 만지실진대 내가 아버지의 눈에 속이는 자로 보일지라 복은 고사하고 저주를 받을까 하나이다
13어머니가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너의 저주는 내게로 돌리리니 내 말만 따르고 가서 가져오라
14그가 가서 끌어다가 어머니에게로 가져왔더니 그의 어머니가 그의 아버지가 즐기는 별미를 만들었더라
15리브가가 집 안 자기에게 있는 그의 맏아들 에서의 좋은 의복을 가져다가 그의 작은 아들 야곱에게 입히고
16 염소 새끼의 가죽을 그의 손과 목의 매끈매끈한 곳에 입히고
17자기가 만든 별미와 떡을 자기 아들 야곱의 손에 주니
18야곱 아버지에게 나아가서 내 아버지여 하고 부르니 이르되 내가 여기 있노라 내 아들아 네가 누구냐
19야곱 아버지에게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아버지께서 내게 명하신 대로 내가 하였사오니 원하건대 일어나 앉아서 내가 사냥 고기를 잡수시고 아버지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20이삭이 그의 아들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네가 어떻게 이같이 속히 잡았느냐 그가 이르되 아버지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로 순조롭게 만나게 하셨음이니이다
21이삭 야곱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오라 네가 과연 내 아들 에서인지 아닌지 내가 너를 만져보려 하노라
22야곱이 그 아버지 이삭에게 가까이 가니 이삭이 만지며 이르되 음성은 야곱의 음성이나 손은 에서의 손이로다 하며
23그의 손이 형 에서의 손과 같이 털이 있으므로 분별하지 못하고 축복하였더라
24이삭이 이르되 네가 참 내 아들 에서냐 그가 대답하되 그러하니이다
25이삭이 이르되 내게로 가져오라 내 아들이 사냥 고기를 먹고 내 마음껏 네게 축복하리라 야곱이 그에게로 가져가매 그가 먹고 또 포도주를 가져가매 그가 마시고
26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아 가까이 와서 내게 입맞추라
27그가 가까이 가서 그에게 입맞추니 아버지가 그의 옷의 향취를 맡고 그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내 아들의 향취는 여호와께서 복 주신 의 향취로다
28하나님은 하늘 이슬과 땅의 기름짐이며 풍성한 곡식 포도주를 네게 주시기를 원하노라
29만민이 너를 섬기고 열국이 네게 굴복하리니 네가 형제들의 주가 되고 네 어머니의 아들들이 네게 굴복하며 너를 저주하는 자는 저주를 받고 너를 축복하는 자는 복을 받기를 원하노라
30이삭 야곱에게 축복하기를 마치매 야곱이 그의 아버지 이삭 앞에서 나가자 곧 그의 형 에서가 사냥하여 돌아온지라
31그가 별미를 만들어 아버지에게로 가지고 가서 이르되 아버지여 일어나서 아들이 사냥 고기를 잡수시고 마음껏 내게 축복하소서
32그의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이르되 너는 누구냐 그가 대답하되 나는 아버지의 아들 곧 아버지 맏아들 에서로소이다
33이삭이 심히 크게 떨며 이르되 그러면 사냥 고기를 내게 가져온 자가 누구냐 네가 오기 전에 내가 다 먹고 그를 위하여 축복하였은즉 그가 반드시 복을 받을 것이니라
34에서가 그의 아버지의 말을 듣고 소리 질러 슬피 울며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35이삭이 이르되 네 아우가 와서 속여 네 복을 빼앗았도다
36에서가 이르되 그의 이름 야곱이라 함이 합당하지 아니하니이까 그가 나를 속임이 이것이 두 번째니이다 전에는 나의 장자의 명분을 빼앗고 이제는 내 복을 빼앗았나이다 또 이르되 아버지께서 나를 위하여 빌 복을 남기지 아니하셨나이까
37이삭이 에서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내가 그를 너의 주로 세우고 그의 모든 형제를 내가 그에게 종으로 주었으며 곡식 포도주를 그에게 주었으니 내 아들아 내가 네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38에서가 아버지에게 이르되 내 아버지 아버지가 빌 복이 이 하나 뿐이리이까 내 아버지여 내게 축복하소서 내게도 그리하소서 하고 소리를 높여 우니
39 아버지 이삭이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네 주소는 땅의 기름짐에서 멀고 내리는 하늘 이슬에서 멀 것이며
40너는 칼을 믿고 생활하겠고 네 아우를 섬길 것이며 네가 매임을 벗을 때에는 그 멍에를 네 목에서 떨쳐버리리라 하였더라
41그의 아버지 야곱에게 축복한 그 축복으로 말미암아 에서가 야곱을 미워하여 심중에 이르기를 아버지를 곡할 때가 가까웠은즉 내가 내 아우 야곱을 죽이리라 하였더니
42맏아들 에서의 이 말이 리브가에게 들리매 이에 사람을 보내어 작은 아들 야곱을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 형 에서가 너를 죽여 그 한을 풀려 하니
43내 아들아 내 말을 따라 일어나 하란으로 가서 내 오라버니 라반에게로 피신하여
44네 형의 노가 풀리기까지 몇 날 동안 그와 함께 거주하라
45네 형의 분노가 풀려 네가 자기에게 행한 것을 잊어버리거든 내가 곧 사람을 보내어 너를 거기서 불러오리라 어찌 하루에 너희 둘을 잃으랴
(창27:1~45)

본문 새기기

- 리브가와 야곱의 행동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그림 감상하기

지오토 디 본도네, "야곱을 축복하는 이삭", 1290~1295 무렵, 프레스코화, 이탈리아 아시시의 산 프란체스코 성당
지오토 디 본도네, "에서를 거부하는 이삭", 1290-1295 무렵, 프레스코화, 이탈리아 아시시의 산 프란체스코 성당

- 두 그림에 나오는 인물들은 제각각 누구일까요?

- 인물들의 표정에서 어떤 심리묘사를 읽어낼 수 있을까요?

미술작품에서 성경 본문 읽기

약속의 첫 사람 아브라함이 세상을 떠나고, 약속의 계승자 이삭이 리브가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부는 쌍둥이를 낳습니다. 형 에서와 야곱이 그들입니다. 둘이 태어나는 이야기에서 벌써 이 둘의 운명을 예감할 수 있습니다.(창25:22~23) 이미 리브가는 쌍둥이 가운데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되리라는 예언을 들었습니다.

이렇게 태어난 쌍둥이 형 에서는 맏아들이기에 아버지의 신임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둘째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사랑을 독차지합니다.(창25:28) 흥미롭게도 우리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에서처럼 이 이야기에서 다시금 맏이가 대를 잇지 못하는 이야기에 맞닥뜨립니다. 물론 앞선 이야기에서는 하나님이 주도권을 이어가셨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는 이삭 자신과 리브가가 일을 꾸며냅니다. 먼저 야곱은 "붉은 죽"으로 맏아들의 권리(브코라(히))를 삽니다.(창25:29~34) 이 본문에서는 에서가 자신의 권리를 가볍게 여겼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 대신 야곱의 비윤리적 행동은 행간에서 읽어내야 합니다. 야곱의 행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판단 없이 서술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 이야기는 이어지는 27장에서 이삭과 리브가가 에서가 아버지 이삭에게서 받을 "축복"(브라카(히))을 미리 내다보게 합니다. 같은 자음 구성에 순서만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 두 낱말은 가정의 차원과 종교적 차원을 아우릅니다.

이런 배경에서 창세기 27장이 시작합니다. 크게 봐서 본문은 지오토(1267~1337)가 그리듯이, 두 장면이 주를 이룹니다. 곧 털옷을 입은 야곱이 이삭에게 축복받는 장면과 뒤늦게 온 에서가 축복을 거절당하는 장면입니다. 지오토는 1290-1295년 무렵에 아시시의 산 프란체스코 성당에 그린 이 두장면의 프레스코 화에서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려 애썼습니다. 지오토는 그의 스승 치마부에(1240~1302)의 뒤를 이어 성화에 입체감을 본격적으로 부여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뜻에서 사람들은 지오토가 서양 미술을 비잔틴이나 고딕에서 르네상스로 이끈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그만큼 지오토의 그림은 스승인 치마부에보다 더 사실적이고 더 현실적입니다.

어쨋거나 우리는 가운데 부분이 훼손된 채 전해오는 첫 장면부터 감상해 봅니다. 이 그림에서 이삭의 눈이 어두워졌음을 감은 눈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성경에 나오지 않지만, 기력이 다해가는 이삭의 모습은 이삭이 어떤 여인의 부축을 받아서 겨우 앉아 있는 것으로 나타냈습니다. 야곱은 본문에 나와 있는 대로 손과 목에 동물의 가죽을 두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른손은 이삭에게 내밀고, 왼손에는 염소 요리를 들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우리의 주목을 끄는 장면은 리브가입니다. 리브가는 날카롭게 이삭의 반응을 살핍니다. 자신이 꾸민 이 일이 들통 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은 조심스레 오른손으로 휘장을 움켜쥔 모습으로 그렸는데, 이 동작 하나로 리브가의 복잡한 마음을 매우 잘 드러냅니다. 이에 비해 야곱의 표정은 다소 움츠러들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짓말에 대한 부담감을 나타내려 한 것일까요?

지오토는 같은 배경을 두고 이어지는 장면을 그립니다. 이 그림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에서가 받을 축복을 가르채고 방을 나가고 있는 야곱과 리브가입니다. 훼손이 심하긴 하지만 이미 방을 벗어난 야곱과 그 뒤를 따라 나가는 뒷모습의 리브가가 보입니다. 사냥에서 돌아온 에서는 뒤늦게 음식을 만들어 또 다른 여종과 함께 이삭에게 가져옵니다. 에서의 얼굴은 아직 아무 것도 모르는 눈치입니다. 야곱이 속인 것을 알게 된 뒤, 이삭은 이미 야곱을 축복했기 때문에 이제는 에서를 축복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결과적으로 에서는 항상 동생을 섬기게 됩니다. 고대 근동에서 축복은 상속권의 확고한 이전을 의미했고, 무효화 되거나 변경될 수 없었습니다. 이삭의 오른손은 에서의 간청을 거부하는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형제 사이의 갈등은 심화되고 야곱은 성난 에서를 피해 외삼촌이 있는 밧단 아람으로 도피해야 했습니다. 이 도피생활은 출애굽기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는 이스라엘 열두 지파의 기원으로 발전합니다.

야곱과 리브가의 이 음모가 어떻게 수용될 수 있었을까요? 사실 그림에서도 엿볼 수 있듯, 야곱과 리브가는 이삭의 축복을 가로채는 순간 매우 노심초사했을 겁니다. 그리고 평생 이것을 짐으로 여기고 살아갔을 겁니다. 실제로 세월이 흐른 뒤에 야곱은 에서를 다시 만나기 전 매우 두려워했고, 걱정스러워 했습니다.(창32:8) 반면에 하나님은 처음부터 계획하신 대로 일을 이어가십니다.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던 하나님의 계획은 어그러지지 않습니다. 그것이 성경에서 거듭 배울 수 있는 진리입니다. 앞서 본 창세기의 모든 이야기들이 그것을 전하고 있습니다. 결국 성급한 판단에 음모를 저지른 야곱과 리브가는 걱정을 만들어서 한 셈입니다. 우리네 삶에서도 우리는 얼마나가 자주 쓸데없는 걱정을 만들어서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하는 대목입니다.

반응형
LIST

'성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곱의 씨름(창32:22~32)  (0) 2021.09.11
야곱의 결혼(창29:1~30)  (0) 2021.09.10
이삭과 리브가(창24:1~67)  (0) 2021.09.09
아케다(창22:1~19)  (0) 2021.09.08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창세기 19:1~38)  (0) 2021.09.08

댓글